[9월28일 불교도 대법회 국제선명상대회] 명상 과학, 임종 돌봄… 세계 명상 트렌드 한 눈에
2024 불교도 대법회 특별기획 <5>
방한 해외 명상가 통해 본 세계 명상 흐름
9월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봉행되는 2024 불교도 대법회에서는 마음의 평화를 발원하는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이 함께 진행돼 이목을 끈다. 무엇보다 이번 국제선명상대회엔 마음 챙김, 임종 돌봄, 명상 과학 등 명상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들이 함께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방한하는 5명의 해외 유명 명상가의 활동을 통해 세계 명상분야 흐름을 살펴봤다.
■ 호스피스·임종 돌봄 선구자 / 로시 조안 할리팩스
미국의 대표 선승(禪僧)으로 불리는 로시 조안 할리팩스(Roshi Joan Halifax)는 의료 인류학자로서 호스피스 및 임종 돌봄 의료분야의 선구자로 꼽힌다.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다.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이끈 숭산스님의 제자로 수행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배웠다. 이후 틱낫한스님은 물론 서구 선불교 지도자인 버니 글래스맨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미국 남서부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불교 연구와 사회 운동을 위한 ‘우파야 연구소 및 젠 센터(Upaya Institute and Zen Center)’를 설립하고, 주지 소임을 맡으며 50년 넘게 사회와 소통하는 불교의 길을 걷고 있다. 때문에 그를 ‘미국 참여 불교의 대가’로 부르기도 한다.
로시 조안 할리팩스의 전문 분야는 ‘호스피스 및 임종 돌봄 분야’다. 대표적으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보살피는 의료 전문가의 임상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한 훈련법 ‘죽음과 함께 하는 삶(Being with Dying)’ 프로젝트를 창설해 이끌고 있다. 저술가로도 활약 중이다. <죽음을 명상하라>, <연민은 어떻게 삶을 고통에서 구하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통해 본인이 터득한 부처님 지혜를 널리 회향 중이다.
로시 조안 할리팩스는 9월30일 오후2시 금정총림 범어사 선명상 축제 무대에 올라 ‘죽음이 있기에 아름다운 삶-죽음 명상’을 주제로 강연한다.
■ “명상 과학으로 자비 지혜 설파” / 툽텐 진파
툽텐 진파(Thupten Jinpa)는 40년 가까이 달라이라마의 영어 통역자로 활동하며 그의 가르침을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달라이라마의 수많은 저서 작업과 번역에도 함께 참여했다.
툽텐 진파는 출가 수행자의 길을 걸었던 스님 출신의 명상 지도자이다. 티베트 불교학의 중심지 간덴 사원의 불교대학에서 정진하며 불교 교학박사에 해당하는 게쉐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종교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툽텐 진파는 2009년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자비와 이타주의 연구 교육 센터(CCARE)’에서 개발한 자비 명상 프로그램인 CCT™(Compassion Cultivation Training™)에 핵심 개발자로 참여했다.
그는 또 마인드&라이프(Mind & Life) 연구소 의장을 맡아 서양 과학과 불교의 교류협력을 위해 진력 중이다. 무엇보다 ‘자비’의 가르침을 널리 펼치는 데 헌신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 맥길 대학 티베트불교철학 부교수로 일하며 고통의 시대를 이겨낼 핵심 가치로 자비 수행을 강조하고 이를 가르치고 있다.
툽텐 진파는 9월29일 오후3시 서울 봉은사에서 열리는 ‘봉은사 선명상 축제’와 9월30일 오후3시 김포 중앙승가대학교에서 열리는 ‘선명상 특강’에서 자비 명상을 설파한다.
■ 구글에 마음챙김 명상 전파 / 차드 멩 탄
차드 멩 탄(Chade-Meng Tan)은 세계적 기업 구글(Google)에 마음 챙김과 명상의 가치를 전파한 인물이다. 노벨 평화상 후보에 8번이나 선정된 ‘10억 개의 평화 운동(One Billion acts of Peace)’의 공동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구글 직원 교육 프로그램인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의 개발자다. 그는 2003년 “구글 직원들이 불교 명상을 통해 자비로운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자”는 원력을 세우고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심리학자, 선승들과 함께 이같이 마음 챙김 명상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차드 멩 탄은 출가 수행자도 전문 수행자도 아니지만, 불교 명상을 아주 쉽게 전달하기로 정평이 났다. 저서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비롯해 <기쁨에 접속하라> 등이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담마토크 무대를 비롯해 국내 여러 초청 특강에 나서 국내 불자들에게도 친근하다.
구글 명상가 차드 멩 탄은 9월29일 오후2시 전주 서고사에서 ‘사례 중심의 명상 수행과 행복한 삶’을, 9월30일 오후2시30분 대전 보문고등학교에서는 ‘뇌를 깨우는 15초의 기적, 명상’을 주제로 각각 선명상 특강을 펼친다.
■ 풀럼 빌리지 명상가 / 팝루스님
팝루스님(Ven. Phap Luu)은 플럼 빌리지 전통의 미국 수행처 디어파크 사원에 머물며 다양한 수행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플럼 빌리지에서 발행하는 잡지 ‘마인드 풀니스 벨’의 편집장을 맡아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명상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중이다.
팝루스님도 한국불교와 친밀하다. 바로 숭산스님에게 선명상 수행 지도를 받았다. 그는 플럼 빌리지에서 운영하는 ‘웨이크업 학교(Wake Up Schools)’에서 마음챙김 호흡과 감정을 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지구촌 젊은이들을 위한 웨이크 업(Wake-up) 운동에 참여하며 마음 챙김의 가치를 전파하려 힘쓰고 있다. 웨이크 업은 ‘건강하고 자비로운 사회를 위해 깨어나라’는 기치 아래 ‘마음 챙김 수행’을 함께하는 글로벌 커뮤니티이다. 18세부터 35세까지 젊은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도 미국, 영국, 스페인 등에서 ‘웨이크 업(Wake Up) 투어’를 조직해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음 챙김을 나누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팝루스님은 유기농 농업과 공동체 생활, 마음챙김 수행을 결합해 운영 중인 해피팜(Happy Farms)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팝루스님은 9월29일 오전10시 제4교구본사 월정사에서 ‘나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 수행(修行)’을 주제로 한 명상특강을 펼칠 계획이다.
■ ‘평화와 교육 팔모센터’ 설립자 / 직메 린포체
직메 린포체(Tulku Jigma Rinpoche)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지구촌 곳곳에서 티베트 불교의 명상과 철학을 가르쳐 오고 있다. 직메 린포체는 2013년 미국 오레곤 유진에 비영리 단체인 ‘평화와 교육 팔모센터(Palmo Center for Peace and Education)’를 설립해 소장 소임을 맡으며 종교 문화 정치적 성향 등에 상관없이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 중이다.
직메 린포체는 젊고 쉬운 불교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통찰력과 유머를 바탕으로 이 시대에 맞는 적절한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도 신경과학, 심리학, 경제학, 의학, 생태학, 명상 전통과 같은 다양한 학문의 교류와 상호 작용 위한 심포지엄 개최하며 불교의 외연을 확장 시키고 있다. 중독, 우울증, 불안,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같은 현대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구체적인 언어로 폭넓게 다루는 전문가로 꼽힌다. 직메 린포체는 9월29일 오전11시 서울 조계사에서 명상 강연과 실참을 지도한다.
10월1일 국제컨퍼런스 통해
세계 명상 지도자 한자리 모여
이들 5명의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들은 ‘2024 국제선명상대회’ 마지막 일정인 선명상 국제컨퍼런스를 통해 한 자리에 모인다. 10월1일 오전10시부터 서울 봉은사 봉은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선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영원한 지혜, 선명상’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한다. 이어 세계 명상 지도자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선명상의 가치를 어떻게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논의한다.
△로시 조안 할리팩스가 ‘내면의 고요, 외면의 실천: 사회적으로 참여하는 삶을 위한 명상’ △팝루스님이 ‘불이의 알아차림, 치유를 가져오는 내면의 힘’ △차드 멩 탄이 ‘오래된 지혜와 경쟁사회의 명상’ △직메 린포체가 ‘내면의 빛: 불안과 우울의 파도를 헤쳐가는 명상의 기술’ △ 툽텐 진파가 ‘자비를 품다: 다정한 사회를 위한 통찰’을 각각 발표한다.
[불교신문 3838호/2024년9월24일자]
출처 :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418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