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12월 21일을 ‘세계 명상의 날(World Meditation Day)’로 선포했다. UN이 ‘세계 명상의 날’을 공식 지정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명상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계종도 지난 10월 세계명상지도자들의 연명으로 세계 명상의 날 지정 제안서를 UN측에 전달한 바 있다.    

UN는 12월 6일 열린 제79차 총회에서 ‘세계 명상의 날’ 제정 결의안을 127번째 안건으로 채택해 가결했다. UN은 “명상과 명상의 이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유엔 총회는 12월 21일을 ‘세계 명상의 날’로 선포하고, 모든 사람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누릴 권리를 보장한다”고 공식 밝혔다. 

해당 결의안은 제안국 리히텐슈타인을 비롯해 인도와 네팔, 몽골 등 18개 국가가 주도한 초안에 대해 79개 국가가 동의함에 따라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193개 UN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조계종도 지난 10월 UN을 방문해 '세계 명상의 날 지정'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안건으로 채택되진 못했지만 이번 결의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날짜 조율에 관한 의견을 전달하는 등 일부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UN이 채택한 결의안에 따르면 ‘세계 명상의 날’은 모든 국가 시스템과 국제 및 지역조직, 민간 부문의 비정부 기구와 개인을 포함한 사회를 위해 제정됐다. 지정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현재 UN공식홈페이지에도 세계 명상의 날(12월 21일)이 국제기념일로 게재됐다. UN은 이를 통해 명상에 대한 개괄적인 이론과 개념, 이점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간략한 명상법 등도 함께 소개해 주목된다.

UN측은 “명상은 현재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과 관련된 고대 수행법”이라며 “문화 전반에 걸쳐 종교적, 요가적, 세속적 전통에 뿌리를 둔 명상은 수천 년 동안 수행되어 왔고 오늘날, 명상은 전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상은 영적 기원을 초월해 개인의 웰빙(Well-being)과 정신 건강을 위한 보편적인 도구가 됐다”며 “명상의 일반적 정의는 마음 챙김과 주의의 집중, 생각의 집중 등으로 마음을 훈련해 정신적 명료성과 정서적 평온함, 신체적 이완 상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립한 명상의 이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UN은 “WHO는 명상, 특히 마음챙김 명상의 중요한 이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WHO의 논의는 정신적, 신체적 웰빙을 지원하기 위해 명상과 같은 대처 메커니즘을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UN 내에서도 명상이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뉴욕 UN본부 내에 마련된 ‘명상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UN본부 명상실은 ‘조용한 방’이라는 이름으로 칭해지며, 1952년 다그 함마르셸드(Dag Hammarskjöld) 사무총장의 주도로 문을 열었다. UN은 “이 명상실은 세계 화합을 이루는 데 있어 침묵과 자기 성찰의 필수적인 역할을 상징한다”며 “실제로 명상은 무력 충돌, 기후 위기, 급속한 기술 발전과 같은 전 세계적인 도전의 시기에 평화, 화합, 연민을 키우는 강력한 수단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선명상 대중화를 추진 중인 조계종도 세계 명상의 날 지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 스님은 “UN이 국제기념일의 하나로 세계 명상의 날을 공식 지정한 것은 대단히 반갑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성원 스님은 “조계종도 세계 명상의 날 지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에 채택된 안건은 다른 국가들이 주도한 것이지만 조계종 차원에서 날짜 조율 등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며 “어떤 안건이 채택됐던 명상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개인의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세계적 공감이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상이 대중적으로 더욱 확산되는 계기로 삼겠다"며 "미래본부 차원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명상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지희 기자 jh35@bulgyo-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