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새기는 통칙스님 ... "판화로 깨달음 전하고파"
< 앵커 >
경기도 양평 수곡마을에는 삶이 수행이고 생활이 참선임을 몸소 목판화을 깎으며 보여주는 한 스님이 있는데요.
조계종이 선명상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은 올해의 끝자락에서, '선' 판화가 통칙스님의 예술과 명상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박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터 >
폭설이 쏟아진 날
경기도 양평의 한 선원에서 목판화를 긁는 조각칼 소리만이 나즈막히 들려옵니다.
거칠어진 손과 손 때 묻은 도구들은 오랜 시간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이윽고 나타난 형태는 심신을 자극하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의미하는 꽃송이가 서로 이어져 금테를 감싼 검은 원으로 모입니다.
감각들이 뒤섞일 때 생기는 번뇌들이 명상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겁니다.
[통칙스님 / 여여선원 주지]
"우리가 살아가는게 보고 듣고 말하고.. 6근(안·이·비·설·신·의)의 작용을 토대로 살아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게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된다.."
그림을 늘 새로이 찍어내는 판화의 특성에 매료된 지 40여 년.
오로지 참선 수행을 위해 만든 작품은 모두 2백여 점에 이릅니다.
스님은 전국 곳곳에서 전시회를 열며 '선' 판화가로 활동해오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현대인들의 갈등과 고통을 보다 가까이서 보살피기 위해 10여 년전 명상·판화교실을 열고 직접 지도했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한 명상 수업이 교실의 분위기를 한층 밝혔다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부터입니다.
[통칙스님 / 여여선원 주지]
"(선원에)왔다 가는 사람들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여기 오면 힐링이 된다고.. "
코로나19 기간 수강생이 줄어들어 명상교실을 찾는 발길이 아직 예전만 못하지만 '선' 판화가이자 영원한 수행자로 남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통칙스님 / 여여선원 주지]
"말하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고 하는 것들을 판화로 옮겨가지고, (이것을) 알아차리면 문제 없다는 것을 일반사람들한테 전하고 싶어요. 이게 명상의 시초거든요"
'명상을 새겨넣는' 통칙스님의 수행과 예술은 선명상에 이르는 또다른 방식으로 주목됩니다.
BBS 뉴스 박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