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세계평화와 국민행복 위해 세계명상의 날 제정하자”
‘2024 국제선명상대회’ 성공 회향
10월1일 봉은사서 폐막식 거행
선명상 참가대중 ‘결의문’ 발표
‘UN 세계명상의날 지정’ 비롯
‘국민 하루 5분 선명상 운동’
‘전국 선명상센터 운영’ 제안
선명상 국제 컨퍼런스도 열려
총무원장 스님 등 기조 강연
9월27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마음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펼쳐진 ‘국제선명상대회’가 5일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회향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은 10월1일 서울 봉은사 봉은문화회관에서 ‘2024 국제선명상대회(SEON MEDITATION SUMMIT 2024)’ 폐막식을 개최했다.
명상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반영하듯, 폐막식에는 출재가를 포함해 남녀노소 많은 대중이 운집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 등 대회 참가 대중은 폐막식에서 유엔(UN, 국제연합) 차원의 ‘세계 명상의 날’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참가 대중은 ‘세계명상의날’ 지정 제안을 골자로 하는 ‘2024 국제선명상대회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서 참가 대중은 “우리들은 선명상으로 내면의 평화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인류의 평화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히며 이를 위한 세 가지의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모든 국민의 ‘하루 5분 선명상’ 운동을 제안합니다.” “둘째, 전국 각지에 선명상센터 운영을 제안합니다.” “셋째, ‘UN 세계명상의 날’ 지정을 제안합니다.”
특히 세계명상의 날 제정과 관련해 “명상은 기성 종교의 벽을 넘어선 평화운동”이라며 “유엔의 창립 기치에 부합하는 이러한 명상의 확산에 유엔이 앞장서야만 한다. 오직 명상을 통해서만 증폭하는 세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문 발표 후 대중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폐막사를 통해 “선명상을 하지 않으면 인류는 결코 구제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다만 현대인의 정서와 언어에 맞게 잘 전달하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로 바뀐다”고 전했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의 정통선인 간화선은 정말 간단하면서도 완전한 깨달음을 이룰 수 있고 우리의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명상법”이라며 “내가 선봉이 돼 세계인이 마음의 깨달음을 얻고 인류의 고질적인 악습에서 벗어나 고통에서 구제될 수 있도록 선명상 프로그램을 개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결의한 ‘세계명상의 날 제정’을 직접 유엔에 요청할 예정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10월8일부터 일주일 동안 미국을 방문해 선명상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활동에 들어간다. 이때 유엔본부를 방문해 ‘세계명상의 날’ 제정 제안서를 전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날 폐막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포교원장 선업스님, 중앙종회의원 각연스님, 도륜스님, 덕운스님, 보화스님, 설암스님, 탄공스님, 탄보스님, 탄하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성화스님, 기획실장 우봉스님 및 부실장 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박정현 민주당 국회의원 등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로시 조안 할리팩스, 툽텐 진파, 차드 멩 탄, 팝루 스님, 직메 린포체 등 해외 명상지도자와 국내 명상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평온, 이 시대의 도전을 품는 명상(Serenity in Chaos: Meditation for Navigating Turbulent Times)’ 주제의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먼저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불이중도의 지혜:디지털 시대의 선명상과 자비 실천’을 주제로 기조 강연하고, 신경철 대한명상의학회 부회장이 ‘선명상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우파야 선 센터’ 주지인 로시 조안 할리팩스가 ‘내면의 고요, 외면의 실천: 사회적으로 참여하는 삶을 위한 명상’ 주제의 기조 강연을 했다. △풀럼빌리지 발행 잡지 ‘마인드풀니스 인 벨’의 편집장 팝루 스님이 ‘불이의 알아차림, 치유를 가져오는 내면의 힘’ △명상프로그램 ‘SIY’ 개발자 차드 멩 탄이 ‘오래된 지혜와 경쟁사회의 명상’ △수행 안거센터 운영자 직메 린포체가 ‘내면의 빛:불안과 우울의 파도를 헤쳐가는 명상의 기술’ △‘마인드&라이프’ 의장인 툽텐 진파가 ‘자비를 품다:다정한 사회를 위한 통찰’을 각각 주제 발표했다.
컨퍼런스 발제자들은 발표 후 한자리에 모여 대담을 통해 ‘평온, 이 시대의 도전을 품는 명상’에 대한 탁견을 주고받았다. 청중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대담은 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장 미산스님을 좌장으로 진행됐다. 대담에서 발제자들은 “명상은 인류를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인간뿐 아니라 자연과 지구, 미래를 살 수 있게 하고 줄 수 있게 하는 명상에 많은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선명상의 적극적인 보급으로 국민 행복에 기여하고자 기획된 ‘2024 국제선명상대회’는 폐막했지만 예서 멈추지 않는다. 대회를 기반으로 범국민적 명상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민과 인류의 행복을 돕는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과 지도자 양성 및 실천 지원’이란 비전 아래, 선명상 이론과 프로그램 개발 및 연구를 위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며 “인재 양성과 함께 선명상 보급을 위한 선명상 지원 중앙센터 및 전국 각 지역 ‘선명상 센터’ 건립 운영 지원 등 관련 사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사진=장용준 기자 jyjun68@hanmail.net
다음은 선명상 컨퍼런스 결의문 전문.
선명상 컨퍼런스 결의문
2024 국제선명상대회의 ‘평온, 이 시대의 도전을 품은 선명상’ 선명상 컨퍼런스에 참가한 우리들은 선명상으로 내면의 평화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인류의 평화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첫째, 모든 국민의 ‘하루 5분 선명상’ 운동을 제안합니다. 하루 5분 선명상은 국민행복 프로젝트의 출발점입니다. 걸을 때, 서 있을 때, 앉을 때, 누울 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어디서나 5분 선명상을 함께 합시다.
둘째, 전국 각지에 선명상센터 운영을 제안합니다. 선명상 센터에서 국민들은 마음이 치유되어 가정과 직장으로 돌아갑니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로 인해 증가하는 각종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안한 가정과 활기찬 직장 문화를 만들어 가게 될 것입니다.
셋째, ‘UN 세계명상의 날’ 지정을 제안합니다. 명상은 기성 종교의 벽을 넘어선 평화운동입니다. UN의 창립 기치에 부합하는 이러한 명상의 확산에 UN이 앞장서야만 합니다. 오직 명상을 통해서만 증폭하는 세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결의사항의 실현을 위하여, 나 자신부터 솔선수범할 것을 다짐합니다. 아울러 오늘 국제컨퍼런스의 대의에 공감하시는 분들의 동참을 기원합니다. 대중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불기2568(2024)년 10월 1일
2024 국제선명상대회 국제컨퍼런스 참가자 일동
다음은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기조강연 내용 전체.
존경하는 사부대중과 귀빈 여러분,
오늘 이 뜻깊은 국제 선명상 컨퍼런스에서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 종단의 원로대덕 스님들과 귀빈 여러분, 그리고 멀리 해외에서 오신 선지식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 함께 지혜를 나누어 주실, 미국의 대표 선 스승이며, 의료 인류학자로서 호스피스 및 임종 돌봄 의료분야의 선구자이신 로시 조안 할리팩스님, 명상과학으로 지혜와 자비를 설파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자비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한 툽텐 진파님, 구글에서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마음챙김 명상을 기업에 전파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하시는 우리에게 친숙한 차드 멩 탄님, 플럼빌리지 명상가이며 청년들로 구성된 웨이크업학교를 운영하며 지구촌 젊은이들을 깨어나게 하는 팝루스님, 팔모 평화와 교육센터를 설립하여 티베트 불교의 심오한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과 쉽게 소통하는 직메 린포체님, 그리고 선명상의 나아갈 길을 정신과학 의료인의 입장에서 말씀해주실 대한명상의학회 부회장 신경철님, 모두 함께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지금 전례 없는 격변의 시대,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 국지적 전쟁과 팬데믹의 상처, 그리고 AI와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과학기술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내면의 평화를 찾고, 더 나아가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오늘 저는 ‘불이중도(不二中道)의 지혜:디지털 시대의 선명상과 자비 실천’이라는 주제로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 주제는 우리의 전통적 지혜인 불이중도가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선명상과 자비 실천을 통해 어떻게 개인과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선명상의 핵심은 우리의 참된 본성을 깨닫는 것입니다. 참된 본성은 연기-무자성-공(緣起-無自性-空)임을 지금 이대로 있는 그대로 순간순간 깊이 성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나’는 사실 수많은 조건들이 모여 만들어진 연기적 현상일 뿐입니다. 연기법 세상에서 펼쳐지는 가상세계이고 임시로 나타난 현상이며 환영입니다. 선명상을 통해 우리는 이 환영을 꿰뚫고, 모든 현상의 근원인 ‘공(空)’의 진리를 체득하게 됩니다
이러한 연기적 현상에 대한 깨달음은 자연스럽게 자비의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함께 하신 선지식들께서 발표하실 주제에서 강조하신 것처럼, 보살도의 실천과 사회적 참여불교가 우리 시대에 절실히 필요합니다.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은 자연스럽게 모든 존재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이어집니다.
제 스승이시고 대한불교조계종 5대 종정을 역임하셨던 서옹 큰스님께서는 ‘참사람 수행’을 통해 이 내적 혁명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큰스님께서는 “무상무주(無相無住)의 참된 본성을 깨달아 자비생활을 합시다”라고 가르치시며 참사람 운동을 펼치셨습니다. 이는 연기-무자성-공의 깨달음과 자비 실천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서옹 큰스님의 ‘참사람 수행’은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 핵심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입니다. 이는 어디에 있든 주인공이 되어, 서 있는 곳 모두가 진실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삶의 모든 순간에 깨어있는 주인공이 된다면, 순간순간이 깨달음의 시간이고 깨달음의 도량입니다. 참사람의 향기가 가득한 세상입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우리는 일상 속에서 선명상과 자비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자비의 실천은 우리의 행복과 정신적 회복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드립니다.
1. 괴로운 감정이 일어날 때, 우선 멈춤-방하착,
○ 5-6초 동안 멈춰 호흡에 집중합니다.
○ 삼수야 가라 명상 : 괴로움, 즐거움, 중립적 느낌이라는 세 가지 감정을 모두 놓아 보냅니다.
○ 쉘패스(Shall pass) 명상 :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현상의 무상함을 체득합니다.
○ 놓음(방하착) 명상 : 모든 집착을 내려놓는 연습을 합니다.
2. 무시로 명상 : 하루에 5분 이상 정해진 시간에 명상을 하고 생활 속에서 늘 깨어있음을 유지합니다.
3. 자비명상 : 모든 존재의 행복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을 키웁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우리는 개인의 내적 평화뿐만 아니라 사회의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화엄십지경(華嚴十地經)>에 항상 기본필수 수행법으로 되어 있는 4가지 무량한 마음 훈련(자비희사慈悲喜捨)과 4가지 섭수법(보시布施, 애어愛語, 이행利行, 동사同事)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비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한 꽃송이(세계일화世界一花)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조화롭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바로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중도(緣起中道)의 길이며, 불이(不二)의 진리이며, 불이중도의 가르침입니다. 불이중도란 모든 이원적 대립을 초월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불이중도는 신라의 원효와 의상, 고려의 보조지눌과 태고보우, 조선의 서산과 부휴, 근대의 경허와 만공, 현대의 서옹과 성철, 그리고 구산과 숭산의 선명상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한국 불교의 핵심 사상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불이중도 사상을 AI 디지털 시대의 핵심 사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한국은 이미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 강국으로, 대중문화와 생활문화의 한류로 세상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툽텐 진파님의 부인 소피 여사께서 함께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소피 여사께서는 K-드라마와 K-컬처에 깊은 관심을 가진 열혈 팬이라는 소식도 전해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대중문화와 생활문화 한류의 바탕에 흐르고 있는 정신문화 한류를 구체화할 때입니다. K-정신문화의 뿌리와 바탕을 탐색하여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핵심 사상을 선명상을 통해 불이중도로 정립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순한 문화적 영향력을 넘어, 인류의 정신 문명사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불이중도의 개념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반야심경(般若心經)>의 ‘불구부정(不垢不淨)’이라는 구절을 살펴보겠습니다.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는 이 표현은 모든 것이 본래 공(空)하여, 더러움과 깨끗함의 구분은 인연에 의해 일어날 뿐, 원래부터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만공 선사의 법을 이은 고봉스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봉스님은 숭산선사의 스승입니다. 하루는 고봉스님이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내 발을 좀 씻겨라.” 그때 제자가 스님께 들은 법문이 떠올라 여쭈었습니다. “더럽고 깨끗한 것이 둘이 아닌데 발을 씻어서 무엇 하시렵니까?” 고봉스님은 발을 들더니 즉시 제자의 입에 발가락을 넣었습니다. 제자가 놀라 물었습니다. “아니 더러운 발가락을 왜 입에 넣으십니까?” 그러자 고봉스님이 대답했습니다. “더럽고 깨끗한 것이 둘이 아닌데, 발가락이 입에 들어간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이 일화는 불구부정의 가르침을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우리의 분별심은 끊임없이 더러움과 깨끗함, 좋음과 나쁨을 구분하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러한 구분은 각각 개인이 자기 마음에서 만들어낸 것에 불과합니다. 원래부터 정해진 것이 아닌데 분별하는 마음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분별과 중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분별심은 우리가 일상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입니다. 이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어느 것이 더 좋은지, 더 나쁜지를 판단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필수적인 기능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집착하면 고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택이 더 좋다고 생각해서 기뻐하더라도, 그 선택의 결과로 인해 또 다른 고민과 걱정이 끊이지 않고 더불어 일어납니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이러한 분별심을 내려놓고,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중도의 길을 강조합니다.
중도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조화로운 마음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선택을 할 때도,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그저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성공과 실패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에 합격하든 불합격하든, 그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한 과정에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이는 인과와 연기를 믿고, 매 순간 마음을 비우고 집착을 놓아버리는 태도와 연결됩니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더 높은 능률을 발휘하고, 더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지난 해에 영명연수(永明延壽) 선사의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 총송(總頌)>을 출간하였습니다. 42가지 중도송 중에서 다음 2가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1. “보리심은 일어남 없이 일어나며, 불도는 구함 없이 구한다.”
이는 수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집착 없이 행해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2. “대비심을 일으켜 일체가 한 몸임을 깨닫고, 대자심을 행하여 인연이 없는 곳까지 이르러라.”
이는 모든 존재는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아, 사랑과 연민, 즉 자비의 마음으로 조건 없이 베푸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우리가 일상에서 중도를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분별심에서 벗어나 중도를 걷는 것은 단순히 극단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화롭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한국의 선명상 전통은 세계 정신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혼자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들의 깊은 통찰력과 사랑과 연민 가득한 자비심의 지지와 협력을 빌려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컨퍼런스를 통해 서로의 지혜를 나누고 배우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통찰과 자비 원력이 모여 디지털 문명 사회에서의 불이중도 사상의 실천적 틀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선명상의 지혜와 자비 실천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글로벌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는 여정을 함께 시작하기를 제안드립니다. 여러분의 귀중한 의견과 제안을 듣고 배우며, 함께 자비롭고 지혜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 여정에 여러분 모두가 동참해주시기를,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에 대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나눠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드립니다.
함께할 때, 우리는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꿈과 대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제선명상대회에서 나누고 싶은 디지털 시대에 선명상과 자비 실천에 관한 꿈(미션)과 대원(비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꿈
불이중도의 지혜와 자비 실천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이분법적 사고를 초월하고, 인간과 기술, 자연과 문명 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실현한다.
2. 대원
○ 선명상과 자비 실천을 통해 개인의 내적 평화와 사회의 조화를 동시에 실현한다.
○ 불이중도적 관점에서 AI 기술과 인문학의 상보성을 인식하고, 이 둘 간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인류 문명의 균형 있는 진보를 추구한다.
○ 불이중도 사상과 보살도의 실천을 바탕으로 글로벌 갈등 해소와 평화 구축에 기여한다.
○ 한국의 선명상과 자비 실천 전통을 세계적인 정신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새로운 정신문화 한류를 창출한다.
이제 우리는 불이중도의 가르침을 AI 디지털 시대의 핵심 사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선명상과 자비 실천을 통해 우리는 개인의 내적 평화를 찾고, 나아가 사회와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션은 불이중도의 지혜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이분법적 사고와 갈등을 초월하고, 인간과 기술, 자연과 문명 간의 조화로운 공감, 공유, 공존, 그리고 공생과 공영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함께 하신 선지식분들과 함께 유엔에 '세계 명상의 날' 제정을 제안할 것입니다. 다음 달에 유엔에 방문하여 제안서를 제출하고 마음챙김 명상의 선구자이신 존 카밧진님을 만나 불이 중도적 마음챙김의 가치와 확산에 대한 대담을 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한국을 포함한 지구촌 시민들이 하루 5분 명상 수행을 할 것을 제안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이 여정의 주인공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자비와 지혜가 충만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빛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