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려동물과 선명상’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조계종 총무원 호법국장 겸 서울 충정사 주지 덕운스님
최근 개와 인간의 역사는 약 4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인간과 늑대가 공존하면서 인간은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개와 인간의 관계는 단순한 애완을 넘어 문명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 온 공존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최근 개 식용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2027년부터는 개 식용이 법적으로 전면 금지된다. 이는 대한민국이 동물권을 고려하는 생명 존중 사회로 한 단계 발전해가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주의와 경쟁이 심화되고 극단적 문화가 확산되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조계종은 선명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명상은 종교를 초월하여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서, 마음의 균형을 찾고 본래의 자아를 돌아보는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최근 개최된 제25교구 남양주 봉선사의 ‘절로가개’ 선명상축제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명상, 걷기 체험, 전문가 강의, 힐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반려동물과 인간의 공존과 생명 존중 문화를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미앤펫 캠페인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명상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공유하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는 선명상이 가진 보편성과 맥을 같이 한다.
불교는 본래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존 속에서 수행의 참된 가치를 찾는다. 이제는 사찰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명상하며 축복 기도를 올리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살아가며 교감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비와 생명 존중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생명 존중은 단순히 시대적 요구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선명상과 반려동물과의 공존 문화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