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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문화·불교유산·학술 결산]선명상 시대 열리다…템플스테이부터 대중 문화까지

2024-12-26 10:48:13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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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대불교



선명상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의 졸음을 쫓으려 어깻죽지에 장군죽비를 내리치고 있는 스님.
선명상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의 졸음을 쫓으려 어깻죽지에 장군죽비를 내리치고 있는 스님.

2024년은 선명상이 불교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으며 현대인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든 한해였다. 템플스테이와 포교 프로젝트, 대중문화를 통해 선명상이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변화는 불교문화가 시대 요구에 부응하며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명상 템플스테이의 확산
템플스테이는 올해 선명상의 주요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단순한 사찰 체험을 넘어 다양한 선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가자들에게 마음의 평화와 내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을 고려한 도심 사찰의 당일형 프로그램이나 선명상 집중수행, 어린이·청소년·외국인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스트레스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요가, 서핑, 걷기, 차 등과 결합한 특화 프로그램은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선명상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번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리며 진정한 행복에 다가선 듯하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선명상 템플스테이의 활발한 개발과 보급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시행하는 선명상 템플스테이 시범운영을 토대로 프로그램 운영 횟수, 참가자 실적, 참가자 만족도, 교육 참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특화사찰’을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선명상 포교 프로젝트 그룹 ‘비텐스’
선명상의 대중화는 포교 프로젝트 그룹 ‘비텐스(BUDDHA TEN SUNIM)’의 활동에서도 돋보였다. 선명상을 통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삶의 여유와 평안을 찾도록 이끌어 주는 안내자 역할을 맡기 위해 결성됐다. 

비텐스는 구산 스님, 광우 스님, 고금 스님, 송산 스님, 준한 스님, 도국 스님, 지안 스님, 범준 스님, 기원 스님, 반야 스님 등 젊고 재능 있는 조계종 스님 10명으로 구성됐다. 태극권, 작법, 법고, 가야금, 랩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통해 현대적이고 친근한 방식으로 선명상을 전파하고 있다.

이들은 부산 국제불교박람회에서 데뷔한 뒤 동국대 영캠프, 불교도 대법회 등 크고 작은 불교 행사에서는 물론 미국 뉴욕과 보스턴 등에서 펼쳐지는 한국전통문화와의 만남 행사에서도 무대에 올라 관객과 소통했다. 

불교 소재 영화 다수 개봉
올해는 불교적 가치를 대중문화에 담아낸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된 해이기도 하다. ‘대가족’ ‘문경’ ‘더 납작 엎드릴게요’가 바로 그것이다. 

‘대가족’은 가족 공감 코미디 영화다. 주인공 무애 스님 역을 맡은 이승기 배우는 영화 속에서 머리를 삭발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열정을 보였다. 영화 ‘문경’은 쉼 없이 달려오다 번아웃된 직장인 문경이 휴식을 위해 떠난 경북 문경에서 명지 스님과 강아지 길순을 만나 2박 3일 동안 특별한 동행을 이어가는 이야기가 담겼다. 사찰 오피스 드라마 ‘더 납작 엎드릴게요’는 사찰 법당 옆 출판사 직원들의 ‘보살 라이프’를 그렸다. 영화들은 가족, 인간관계, 자기 성찰 등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불교적 메시지와 연결 지으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불교 성보, 제자리 찾다 
올해는 오랜 세월 제자리를 떠나있었던 소중한 불교문화유산들이 고향으로 돌아온 뜻깊은 해였다. 보스턴미술관이 보관 중이던 3여래 2조사 사리(가섭불·정광불·석가불·지공 선사·나옹 선사)가 약 100년 만에 본래의 소장처인 양주 회암사로 환지본처했다. 2013년 이후 사실상 협의가 중단됐다,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김건희 여사가 회암사 사리 반환 협의를 요청하면서 논의가 재개됐다. 조계종 문화부와 문화재청은 적극적으로 보스턴미술관과 반환 논의를 이어갔고 그 결과 보스턴미술관이 사리 5과를 조계종에 기증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이는 한국 불교계와 정부,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이뤄진 성과로, 해외에 있는 불교문화재를 환수하는 데 중요한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역시 113년 만에 본래 위치에 복원됐다. 이 탑은 고려 불교 예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문화재로, 정교한 조각과 웅장한 장식미를 자랑한다. 약 5년에 걸친 정밀한 복원 과정을 거쳐 올해 11월 법천사지에 안정적으로 안치되며, 그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스마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예천 보문사의 신중도 역시 도난 35년 만에 반환이 확정돼 환수의 기쁨을 더했다.

근현대 비구니스님 조명 활발
올해 불교학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근현대 비구니스님들에 대한 조명이 활발했다는 점이다. 
한마음선원 산하 대행선연구원(원장 혜선 스님)은 지난 6월 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근현대 비구니의 삶과 수행’을 주제로 제8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비구니 선지식인 수인·수옥·장일 스님과 ‘한마음 주인공 관법’으로 중생교화에 힘쓴 대행 선사의 삶과 수행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제주불교 중흥조 봉려관 스님 연구에 천착해 온 (사)봉려관불교문화연구원장 혜달 스님은 11월 16일 ‘근대제주불교역사 그 진실을 찾다Ⅳ’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근대 제주불교의 왜곡상 고찰’을 통해 봉려관 스님과 관련해 왜곡돼 전파되고 있는 기존 학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불교계 대표 학술계간지 〈불교평론〉이 2024년 겨울호 통권 100호를 맞았다. 〈불교평론〉 통권 100호 특별기획은 신행 혁신, 교단 운영, 전법 교화, 문화 불사, 사회적 역할 등 5개 부문에 걸쳐 50인의 필자가 집필한 글로 구성됐다.

신중일·김내영 기자